지난 글에서는 SCHD의 대표 소비재 기업인 코카콜라(KO)와 펩시코(PEP)를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분위기를 조금 바꿔 반도체 기업을 살펴보겠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SCHD 구성 종목을 보며 한 가지 의문을 갖습니다.
“AI 시대라면 엔비디아(NVIDIA)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AI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엔비디아와 같은 고성장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지만, SCHD는 오히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 TXN)를 상위 보유 종목으로 꾸준히 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의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사업 구조와 현금창출 능력, 그리고 배당 정책을 살펴보면 SCHD가 왜 이 회사를 선택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최근 실적과 국제 정세, 미국의 반도체 전략, 그리고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텍사스인스트루먼트를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어떤 회사일까?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계산기 회사라는 이미지로 기억하지만, 현재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세계 최대 수준의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입니다.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화려한 AI GPU가 아닙니다.
대신 전력관리칩(PMIC), 전압 조절 IC, 센서 인터페이스,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등 전자제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반도체를 공급합니다.
자동차 한 대에는 수백 개의 아날로그 반도체가 들어가고, 공장 자동화 설비와 의료장비, 산업용 로봇, 데이터센터 역시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제품을 사용합니다.
AI 서버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GPU가 아무리 뛰어나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제어 반도체가 없다면 서버는 정상적으로 동작할 수 없습니다.
즉,
엔비디아가 AI의 두뇌를 만든다면,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AI 인프라를 움직이는 전력과 신경망을 담당하는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GPU뿐 아니라 이를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아날로그 반도체의 중요성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2026년 1분기 실적, 반도체 업황 회복의 신호
2026년 1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를 웃돌았습니다.
주요 실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매출 48억 3천만 달러(전년 동기 대비 +19%)
- 주당순이익(EPS) 1.68달러
- 순이익 15억 5천만 달러
- 영업이익 37% 증가
- 산업용과 데이터센터 부문이 성장을 주도
- 2분기 가이던스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성장이 특정 고객사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산업용과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폭넓게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경영진은 실적 발표에서 산업용 고객들의 주문이 지역과 업종 전반에 걸쳐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AI 데이터센터용 전력관리 솔루션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반도체 업황이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국제 정세가 오히려 TXN에게 기회가 되는 이유
최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은 계속되고 있고, 반도체 공급망 재편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생산시설을 자국 내로 유치하기 위해 CHIPS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공급망 안정성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이러한 변화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힙니다.
회사는 미국 내 300mm 웨이퍼 생산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왔으며, 자체 생산 능력을 확대하면서 공급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는 외부 파운드리 의존도가 높은 기업과 차별화되는 강점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방위산업입니다.
경영진은 실적 발표에서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항공우주·방산 부문의 수요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가 일부 산업용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미국은 왜 텍사스인스트루먼트를 중요하게 볼까?
미국의 반도체 전략은 단순히 엔비디아와 같은 AI 반도체 기업을 육성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핵심은 반도체 공급망 전체를 미국 중심으로 재편해 국가 안보와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AI 서버에는 GPU뿐 아니라 메모리, 전력관리칩(PMIC), 센서 인터페이스, MCU 등 다양한 반도체가 함께 사용됩니다. 자동차, 국방, 항공우주, 산업용 설비, 의료기기 역시 아날로그 반도체 없이는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습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이러한 아날로그 및 임베디드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를 통해 공급망 안정성과 제조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엔비디아가 AI 연산을 담당한다면, 마이크론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AI 서버와 첨단 제조업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전력을 제어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서로 경쟁 관계라기보다 미국 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축인 셈입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를 AI 열풍의 직접적인 수혜주라기보다는 미국 반도체 공급망을 떠받치는 핵심 기반 기업으로 평가합니다. GPU처럼 폭발적인 성장률은 아니더라도 AI 인프라와 첨단 제조업이 확대될수록 꾸준한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월가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최근 월가의 시선은 이전보다 훨씬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2024~2025년에는 산업용 반도체 침체로 목표주가가 낮아지는 분위기였지만, 2026년 들어서는 업황 회복과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반영해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이 가장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산업용 반도체 시장의 회복.
둘째, AI 데이터센터 전력관리칩 시장 확대.
셋째, 대규모 설비투자가 마무리되면서 향후 잉여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입니다.
월가는 단순히 “매출이 증가했다”는 것보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다시 높은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을 회복할 수 있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SCHD가 텍사스인스트루먼트를 보유하는 이유
SCHD는 단순히 성장률이 높은 기업이 아니라 꾸준히 현금을 벌고, 안정적으로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을 선호합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이러한 투자 철학에 가장 잘 부합하는 반도체 기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첫째, 20년이 넘는 배당 성장 기록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둘째, 반도체 기업 가운데서도 뛰어난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하며 주주환원 정책이 매우 우수합니다.
셋째, 자동차·산업·의료·통신·국방 등 다양한 고객군을 확보해 특정 산업 의존도가 낮습니다.
넷째, 미국 내 자체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SCHD가 중요하게 보는 안정적인 현금흐름, 지속적인 배당, 견고한 사업 구조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즉, SCHD는 AI 유행을 따라가는 기업보다 10년, 20년 뒤에도 꾸준히 돈을 벌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한 것입니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리스크
물론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산업 경기 둔화, 자동차 판매 감소, 중국 경기 부진, 그리고 반도체 업황의 변동성입니다.
또한 AI 투자 열풍이 예상보다 둔화될 경우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 증가 속도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특정 고객이나 특정 제품에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반도체 기업보다 실적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마무리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엔비디아처럼 매일 뉴스의 중심에 서는 기업은 아닙니다.
하지만 세계 산업이 디지털화되고 AI 인프라가 확대될수록 전력관리와 아날로그 반도체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실적은 산업용 경기 회복과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줬고,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안정적인 사업 구조와 꾸준한 현금창출 능력은 SCHD가 추구하는 투자 철학과도 정확히 일치합니다.
그래서 SCHD는 단기적인 유행을 좇기보다 수십 년 동안 꾸준히 현금을 벌고, 배당을 늘리며, 경기 사이클을 견뎌온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것입니다.
화려한 AI 성장주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장기적인 배당 투자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앞으로도 SCHD를 대표하는 핵심 보유 종목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SCHD TOP10의 또 다른 핵심 기업을 분석하며, 장기 배당투자에 적합한 이유를 계속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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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투자 유의사항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이나 ETF에 대한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본문에 인용된 실적, 배당금, 주가, 통계 등은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하며 이후 변경되거나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투자에 대한 최종 판단과 그에 따른 손익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투자를 결정하기 전 반드시 기업의 최신 공시자료를 직접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